겨울 남행 — 안동에서 소매물도까지

호주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 만에 다시 배낭을 멨다. 1월 29일 안동에서 시작해 부산을 거쳐 통영 소매물도까지, 3박 4일 동안 계속 남쪽으로 내려간 여행이다.

1월 29일 — 안동

오후 늦게 안동에 닿았다. 겨울 낙동강은 물이 얕았고 강가에는 마른 갈대만 서 있었다. 강 건너로 층층이 깎인 절벽이 병풍처럼 서 있었는데, 기와 담장을 따라 걸으며 해가 기우는 걸 봤다. 저녁은 놋그릇에 담겨 나온 안동 밥상.

1월 30일 — 부산 태종대

부산으로 내려와 오후를 통째로 태종대에서 보냈다. 바닷가 솔숲을 지나 절벽 끝까지 걸었고, 흰 등대 앞에서 해가 바다로 내려앉는 걸 오래 봤다. 겨울 바다는 파도가 크고 소리가 컸다.

1월 31일 — 용궁사 일출, 해운대, 그리고 배

여행에서 가장 긴 하루였다. 새벽 여섯 시 반에 기장 해동용궁사에 도착했다. 바위 벼랑에 그대로 붙어 앉은 절집 너머로 해가 올라왔고, 파도 소리가 목탁 소리보다 컸다.

아침에 들른 해운대는 겨울이라 텅 비어 있었다. 백사장 전체가 우리 넷의 것이었다.

오후에는 통영으로 넘어가 소매물도행 배를 탔다. 뱃전에 물살이 하얗게 부서졌다. 섬에 닿아 선착장 마을에서 능선을 넘으니 바다 위로 등대섬 바위가 솟아 있었다. 해가 질 때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2월 1일 — 소매물도 일출과 통영

섬에서 아침을 맞았다. 등대섬 등대에 첫 햇살이 닿는 걸 보고, 마른 억새 사이를 걸어 마을로 내려왔다. 파란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배로 통영에 나와 강구안을 걸었다. 어선이 빼곡했다. 마지막으로 세병관에 들렀다. 벽 없이 기둥만으로 트인 마루에 서서 단청 입힌 천장을 한참 올려다봤다. 삼도수군통제영의 객사라고 했다.

사진으로 다시 짚은 하루

시각장소내용
1/29 17:08안동 낙동강변갈대 마른 강가 도착
1/29 17:45안동 낙동강변강 건너 층진 절벽(병산 추정)
1/29 17:53안동 낙동강변기와 담장길
1/29 18:39안동놋그릇 저녁상
1/30 13:24부산바닷가 솔숲
1/30 17:22–18:00태종대절벽·파도·등대, 겨울 일몰
1/31 06:49–07:41해동용궁사바다 절벽의 절집, 일출
1/31 08:55–09:03해운대해수욕장텅 빈 겨울 백사장
1/31 14:39통영 앞바다소매물도행 배
1/31 16:16–17:40소매물도선착장 마을, 등대섬 조망
2/1 07:16–08:20소매물도일출, 등대섬 등대, 마을
2/1 12:23–12:45통영 강구안어선이 들어찬 항구
2/1 14:27–14:34통영 세병관단청 천장과 트인 마루

표는 사진 촬영 시각(EXIF)이 뒷받침하는 일정만 담았다. 이동 중이거나 사진을 찍지 않은 구간은 비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