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초, 연구실 사람들과 제주에 갔다. 겨울이라 사람이 적었고 그만큼 어디서든 오래 머물 수 있었다.

12월 2일 — 남서쪽 해안

아침 10시에 사계 해안에 섰다. 어디를 봐도 산방산이 배경으로 들어왔다. 용머리해안은 마른 억새와 검은 현무암, 그리고 파란 바다가 층층이 겹쳐 있었다. 길가에서 조랑말이 풀을 뜯고 있었다.

점심 무렵 한림공원에 들어갔다. 키 큰 야자수가 늘어선 길을 지나 협재굴과 쌍용굴로 내려갔는데, 용암이 흐른 자국이 천장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와서는 재암민속마을의 초가와 돌담을 돌았다.

오후 4시가 넘어 천제연폭포에 도착했다. 물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초록빛 연못으로 떨어지고, 오리 몇 마리가 그 위를 떠다녔다. 이어서 들른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은 텅 비어 있었는데, 2002년의 흔적이 관중석 글자로만 남아 있었다.

12월 3일 — 마라도

오전 11시에 배를 탔다. 가파도를 지나 40분쯤 가니 낮고 평평한 섬이 나왔다. 마라도는 한 시간이면 다 돈다. 등대, 잠수함처럼 생긴 성당, 작은 교회, 그리고 대한민국 최남단비. 마지막에 짜장면을 먹었다. 섬까지 와서 짜장면을 먹는 게 우스웠지만 다들 한 그릇씩 비웠다.

오후에는 표선의 제주민속촌으로 갔다. 마당에 형틀이 놓여 있어서 서로 눕혀 놓고 곤장 치는 시늉을 했다. 안내판 하나에 "장금(長今) — 이영애"라고 적혀 있었다.

12월 4일 — 만장굴

마지막 날은 만장굴 하나만 봤다. 손전등 하나 없이도 조명이 잘 되어 있어서, 용암이 흐르다 굳은 결이 붉게 드러났다. 오후 5시 40분, 공항 출발 안내판을 찍은 게 이 여행의 마지막 사진이다.

사진으로 다시 짚은 하루

시각장소내용
12/1 19:28김포공항출발 준비
12/1 21:48제주공항도착·렌터카
12/2 10:02사계 해안산방산을 배경으로
12/2 10:27용머리해안절벽과 초지
12/2 12:47한림공원협재굴
12/2 13:20한림공원재암민속마을
12/2 14:45협재해수욕장겨울 바다
12/2 16:15천제연폭포두 갈래 물줄기
12/2 17:03제주월드컵경기장빈 관중석
12/3 10:54대정마라도행 승선권
12/3 11:52마라도섬 상륙
12/3 12:28마라도등대
12/3 12:36마라도대한민국 최남단비
12/3 13:02마라도짜장면
12/3 15:55제주민속촌초가와 돌담
12/3 17:12제주민속촌형틀 체험
12/4 12:23만장굴동굴 안으로
12/4 17:40제주공항출발 안내판

표의 시각은 사진 EXIF 촬영 시각이다. 12/3 오후 3시의 "제24회 제주감귤축제" 현장은 개최 장소를 확인하지 못해 좌표를 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