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이라는 말을 듣고 영주로 갔다. 목적지는 부석사였지만, 도착하기 전에 이미 하루의 절반을 산에서 썼다.

오전 — 계곡과 산복도로

10시 반이 넘어 통나무 계단이 놓인 계곡길을 올랐다. 물길 양쪽으로 주황색과 붉은색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길이 끝나고 나온 산복도로에는 "낙석주의" 표지가 서 있었고, 가드레일 너머로 물든 산이 통째로 보였다. 어느 골짜기였는지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다.

낮 — 단풍 가로수길

오후 2시, 도로 양쪽이 붉은 단풍으로 터널이 된 구간을 지났다. 정류장 그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쉬었다.

오후 — 부석사

절에 들어선 것이 4시 무렵이다. 범종루 아래를 지나는데 머리 위에 목어와 운판이 걸려 있었다. 마당은 단풍철 인파로 붐볐고, 산비탈에 층층이 앉은 전각들이 역광을 받아 실루엣으로 겹쳐 보였다.

석축을 따라 오르는 길에서 오른쪽 바위를 봤다. 커다란 바위 면에 "浮石"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의상대사 설화에서 떠 있었다는 바로 그 돌이다. 절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는 걸 그 자리에서 알았다.

해질녘 — 은행잎

5시 반이 지나 내려오는 길이 그날의 백미였다. 은행잎이 발목까지 쌓여 바닥이 온통 노랬고, 그 위로 붉은 단풍이 겹쳤다. 낙엽 위에 그냥 주저앉아 사진을 찍었다. 가로등이 켜질 때까지 그 길에 있었다.

사진으로 다시 짚은 하루

시각장소내용
10:47계곡 산길통나무 계단
10:48계곡 산길단풍 든 계곡
11:05산복도로길을 따라 걷다
11:29산복도로붉은 단풍
14:00단풍 가로수길단풍 터널
14:10정류장휴식
15:52부석사범종루의 목어와 운판
15:55부석사경내 마당
16:04부석사바위에 새겨진 浮石
16:10부석사층층이 앉은 전각
17:29은행나무길노란 단풍 아래
17:35은행나무길은행잎이 쌓인 마당
17:44은행나무길붉은 단풍과 뒷산
17:48은행나무길마지막 단풍

이 날은 카메라 두 대(E4300·E950)로 찍었는데 날짜가 하루 어긋나 있었다. 같은 은행잎 마당에서 같은 인물이 같은 옷을 입고 찍힌 사진이 한쪽은 10월 31일, 한쪽은 11월 1일로 기록돼 있어, 실제로는 하루짜리 나들이였다. 폴더명과 일치하고 단풍철 주말(토요일)에 해당하는 11월 1일로 통일했으며, 시각은 원본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