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여러 가족이 함께 발리로 갔다. 6박 7일이라 여유가 있었다.

계단식 논

첫날은 우붓 북쪽 테갈랄랑으로 올라갔다. 계곡을 따라 논을 층층이 깎아 만든 곳이다. 논둑 사이사이에 야자수가 서 있어서, 초록이 여러 겹으로 쌓인 것처럼 보인다.

논을 마주 보는 정자에 앉아 코코넛을 시켰다. 통째로 잘라 빨대를 꽂아 주는데, 아이들이 한 통씩 붙들고 놓지 않았다.

나중에는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흙길을 따라 논 안쪽까지 들어갔다. 폭이 사람 하나 지날 만큼 좁아서 줄지어 걸었다.

고아가자

오후에는 고아가자로 갔다. 암벽에 새긴 거대한 얼굴의 벌어진 입이 동굴 문이다. 아이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도 안으로는 잘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앞뜰의 목욕터에서는 여섯 개의 석상이 물을 뿜고 있었다. 뒤쪽으로 돌아가면 이끼 낀 바위와 초가 정자가 이어진다.

따나롯

셋째 날 오후에 따나롯으로 갔다. 마침 썰물이라 갯바위를 건너 사원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었다. 미끄러운 바위 위를 어른들이 아이 손을 하나씩 잡고 건넜다.

여섯 시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다 같은 방향을 보고 섰다. 사원 뒤로 해가 내려앉는 동안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케착

이 여행의 정점은 울루와뚜였다. 절벽 사원 옆에 반원형 야외 극장이 있는데, 무대 뒤가 바로 수평선이다.

다섯 시 반쯤 객석에 앉았다. 여섯 시가 되자 상의를 벗은 남자 수십 명이 무대로 걸어 나와 원을 그리고 앉았다. 악기가 하나도 없다. "착 착 착" 하는 목소리만으로 리듬을 만든다.

그 소리가 시작될 때쯤 해가 바다로 내려앉았다. 무대 한가운데 놓인 횃불에 불이 붙고, 하늘이 주황에서 남색으로 바뀌는 동안 합창이 계속됐다. 한 시간 내내 목소리만으로 채웠다.

아이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끝나고 나올 때 다들 "착 착" 소리를 흉내 내며 걸었다.

남은 날들

나머지는 해변과 수영장이었다. 쿠타 해변은 파도가 커서 아이들이 파도에 밀려 넘어지면서도 계속 들어갔다. 마지막 날 오후에 간 만은 반대로 물이 거울처럼 잔잔해서, 거기서는 다들 모래만 팠다.

사진으로 다시 짚은 일주일

시각장소내용
10/12 12:16테갈랄랑야자수와 계단식 논
10/12 12:23논가 카페코코넛
10/12 14:05고아가자동굴 입구의 얼굴
10/13 14:51쿠타 해변파라솔이 늘어선 백사장
10/14 17:40따나롯바위섬 위의 사원
10/14 17:59갯바위노을을 등지고
10/16 17:37울루와뚜깎아지른 절벽
10/16 18:01원형극장수평선으로 내려앉는 해
10/16 18:15무대둘러앉은 합창단
10/16 19:06무대불의 장면
10/18 15:04잔잔한 만다 같이 모래성

표의 시각은 사진 EXIF 촬영 시각(현지 시간, WITA)이다. 숙소 이름은 사진만으로 확정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