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경복궁을 이틀 연속으로 찾았다. 같은 곳인데 하루 사이에 전혀 다른 궁이 되어 있었다.

1월 17일 — 향원정의 눈사람

오후 3시가 넘어 들어갔다. 향원지는 이미 얼어 있었고 그 위로 눈이 얇게 덮여, 다리와 정자가 한 덩어리로 보였다. 마당의 눈이 잘 뭉쳐져서 한참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었다. 다 만들고 나니 4시가 넘었고, 함박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1월 18일 — 폭설

다음 날은 아침부터 눈이 퍼부었다. 광화문 앞 세종로는 차들이 서행했고, 문 앞에 서니 시야가 온통 하얬다. 흥례문을 지나 근정전에 이르렀을 때는 지붕 잡상 위까지 눈이 얹혀 있었다. 경회루 연못은 완전히 얼어 눈밭이 되어 있었고, 그 위로 사람들이 드문드문 지나갔다.

렌즈에 눈이 계속 달라붙어 흐릿하게 나온 사진이 여러 장이다. 그날의 눈이 얼마나 굵었는지는 오히려 그 흐릿함이 더 잘 말해 준다.

사진으로 다시 짚은 하루

시각장소내용
1/17 15:08향원정얼어붙은 향원지 앞에서
1/17 15:19향원정눈사람 만들기
1/17 15:57경복궁눈 쌓인 궁궐 마당
1/17 16:11경복궁함박눈 속을 걷는 사람들
1/18 13:38광화문폭설 속 세종로
1/18 13:45광화문눈보라에 잠긴 문
1/18 13:58경복궁흥례문 통과
1/18 14:01근정전눈을 뒤집어쓴 지붕
1/18 14:11경회루얼어붙은 연못
1/18 14:19경회루눈 속의 누각
1/18 20:47—저녁상

표의 시각은 사진 EXIF 촬영 시각이다. 사진이 남지 않은 이동·식사 구간은 넣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