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목적지 없이 아침부터 밤까지 걸은 하루다. 그날 찍은 사진이 140장이나 남아 있다.

오전 — 동네

코스모스와 은행잎으로 시작한다.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고, 오르막 골목을 올라 초등학교 앞에 닿았다. 점심시간이었는지 아이들이 우르르 나오고 있었다. 운동장 철봉에 매달린 아이들을 한참 보다가 다시 걸었다.

낮 — 산

오후 1시쯤 산에 올랐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시야가 뿌옜지만 서울이 넓게 보였다. 능선의 낙엽이 발목까지 왔다.

오후 — 홍제천

내려와서 홍제천변을 따라 걸었다. 바위에 새겨진 흰 불상이 전각 안에 앉아 있었다 — 옥천암 보도각 백불이다. 조금 더 가니 단풍에 둘러싸인 성문이 나왔다. 현판에 弘智門이라고 쓰여 있었고, 바로 옆으로 다섯 개의 홍예가 이어진 오간대수문이 물 위를 지나고 있었다. 그날 가장 좋았던 곳이다.

해가 짧아 4시 반이 넘자 벌써 어둑해졌다. 벤치가 늘어선 낙엽길을 한 바퀴 더 돌고, 저녁에는 카페에 앉아 하루를 접었다.

사진으로 다시 짚은 하루

시각장소내용
11:49동네은행잎 깔린 길
12:20동네학교 가는 오르막
12:24초등학교운동장과 철봉
13:07산 위서울 도심 조망
13:53산길두껍게 쌓인 낙엽
14:45옥천암보도각 백불
14:53홍지문단풍에 둘러싸인 성문
14:55홍지문현판 弘智門
14:56홍지문오간대수문
16:41공원낙엽길 벤치
19:30카페하루 마무리

표의 시각은 사진 EXIF 촬영 시각이다. 오전 산행 지점은 사진만으로 특정하지 못해 "산 위"로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