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때문에 바르셀로나에 갔다. 전시가 월요일에 시작하니 일요일 오후가 통째로 비었다. 그 반나절에 가우디를 몰아서 봤다.
구엘 공원
언덕을 오르니 비스듬히 기울어진 돌기둥이 받치는 회랑이 나왔다. 기둥이 전부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데, 그게 무너질 것 같은 게 아니라 오히려 산비탈을 밀고 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돌을 다듬지 않고 거친 채로 쌓아서 자연 동굴 같기도 했다.
백주실 안에 들어가 천장을 올려다보면 깨진 타일로 만든 원형 모자이크가 박혀 있다. 목이 아플 때까지 봤다.
광장 가장자리의 물결 모양 벤치에 앉으면 바르셀로나가 통째로 내려다보인다. 2월인데 야자수가 서 있고 햇살이 따가웠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지하철로 옮겨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갔다. 거리 끝에서 첨탑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사이에 공사 크레인이 같이 서 있다. 130년째 짓고 있는 성당이다.
서쪽 수난의 파사드 앞에 섰다. 각진 직선으로만 깎은 조각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어서, 사진으로 봤던 부드러운 동쪽 면과는 완전히 다른 건물처럼 보였다.
저녁에는 그라시아 거리를 걷다가 카사 바트요 앞에서 멈췄다. 조명이 켜지니 파사드에 붙인 타일 조각이 비늘처럼 빛났다.
전시장
월요일부터는 하루 종일 전시장이었다. 여덟 개 홀을 야외 통로로 오가는데, 아침 아홉 시에 들어가 저녁 다섯 시에 나왔다. 그해 눈에 띈 건 스마트워치였다. 아직 시제품 수준이라 전시대 위에 몇 개만 놓여 있었다.
마지막 밤
전시 마지막 날 저녁, 레이알 광장의 타란토스에 갔다. 붉은 물방울무늬 벽 앞에 의자 몇 개를 놓은 게 무대의 전부다. 객석과 무대가 두어 걸음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흰 드레스를 입은 무용수가 나와 발로 바닥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치맛자락이 돌 때마다 바람이 앞줄까지 왔다. 삼십 분이 금방 지났다.
사진으로 다시 짚은 사흘
| 시각 | 장소 | 내용 |
|---|---|---|
| 2/24 14:56 | 구엘 공원 | 기울어진 돌기둥 회랑 |
| 2/24 15:04 | 광장 | 물결 모양 타일 벤치 |
| 2/24 15:28 | 백주실 | 천장 모자이크 |
| 2/24 16:14 | 사그라다 파밀리아 | 수난의 파사드 |
| 2/24 19:03 | 그라시아 거리 | 카사 바트요 야경 |
| 2/25 08:53 | MWC 전시장 | 개장 직전 |
| 2/25 16:30 | 전시 부스 | 스마트워치 시제품 |
| 2/26 21:58 | 레이알 광장 | 타란토스 간판 |
| 2/26 22:54 | 무대 | 플라멩코 |
표의 시각은 사진 EXIF 촬영 시각(현지 시간)이다.